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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감성 여행,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 –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 쉬는 예술 산책

현대미술 이야기

by 골동나라 2025. 11. 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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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괜히 마음이 차분해지고, 어딘가 여유로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집니다. 그런 날, 저는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예술이 주는 고요함을 느끼고 싶어 호암미술관과 리움미술관을 찾았습니다. 두 곳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 미술의 깊이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먼저 용인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은 자연 속에 자리한 전통미술의 성지 같은 곳입니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무 냄새와 바람 소리가 반겨주는데, 도심의 소음이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자연과 예술만 남습니다. 미술관 내부는 고요하고 정갈한 분위기 속에 고려청자, 조선백자, 불교 조각품들이 차분히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조명 아래 빛나는 청자의 은은한 비취색은 실제로 보면 사진보다 훨씬 더 깊은 울림이 있습니다.

 

호암미술관을 돌아본 후에는 야외 정원 ‘희원(曦園)’ 산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단풍이 물든 정원길을 따라 걸으면 전통 건축물과 연못이 어우러져 한 폭의 한국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조용히 걷다 보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이 들어서,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와도 좋고 혼자 오기에도 참 좋은 곳입니다.

 

반면 리움미술관은 전통의 깊이 위에 세워진 현대 예술의 현장입니다. 서울 용산의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다른 세계로 옮겨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설계한 독특한 건물 디자인부터가 인상적이고, 내부 전시는 전통과 현대를 오가며 감각적인 전시 구성을 자랑합니다.

 

리움의 제1관에서는 삼국시대 불상, 고려청자, 조선시대 회화 등 한국 미술의 정수를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제2관은 완전히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넓고 어두운 공간에 현대 작가들의 실험적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우환, 백남준, 박서보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특히 눈길을 끕니다. 오래된 유물과 현대미술이 같은 공간 안에서 공존한다는 점이 리움미술관만의 매력 같습니다.

 

무엇보다 리움미술관은 단순히 ‘보는 곳’이 아니라 ‘생각하게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가 질문을 던지는 듯했고, 그 안에서 스스로의 감정이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큼 친절한 전시 설명과 안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두 미술관은 접근성 면에서도 편리합니다. 호암미술관은 용인 에버랜드 근처에 있어 주말 나들이 코스로 좋고, 리움미술관은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서 도보 5분 거리라 서울 도심 속에서도 쉽게 방문할 수 있습니다.

 

가을은 유난히 예술이 잘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호암미술관의 고요한 정원에서 전통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리움미술관에서 현대미술의 생동감을 경험해 보세요. 화려한 장소는 아니지만, 하루쯤은 조용히 나만의 속도로 걸으며 예술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붉게 물든 단풍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미술관의 풍경, 그 안에서 마주한 한 점의 작품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지도 모릅니다.

 

호암미술관

 

리움미술관

 

https://www.leeumhoam.org/

 

Leeum Hoam Museum of Art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 호암미술관 홈페이지입니다.

www.leeumhoa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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